[사진 픽사베이]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빅 이벤트'인 미국 대선을 앞두고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비트코인은 그간 친(親) 가상자산 행보를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두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막상막하로 나타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3일 가상화폐 시황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65% 떨어진 6만8387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때 7만3000달러를 돌파, 사상 최고가에 근접하는 등 강세를 보였으나 이내 숨고르기에 나선 모습이다.

오는 5일(현지시간) 치러질 미국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에 비트코인 가격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강세의 배경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언급되면서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미국 대선을 주목하며 최근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해질 때마다 상승 흐름을 보인 바 있다.

영국계 대형은행 스탠다드차타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12만50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국가의 전략적 자산으로 비축할 것과 가상자산 규제 완화, 가상화폐 비우호적인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해고 등을 약속해왔다.

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규제 완화 기조와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자유 시장 접근이 부각될 경우 이는 기관 및 개인 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자극해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사전투표 결과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다.

미 선거 분석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베팅 사이트 8개를 집계한 후보자별 당선 확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각각 61.1%, 37.5%로 나타났다.

다만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선 해리스가 앞서는 모습이다.

외신에 따르면 ABC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달 2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사전투표를 했다고 밝힌 유권자 중 62%의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33%에 그쳤다.

7대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도 5개주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포인트 안팎에 불과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시장에서 바이든 행정부처럼 가상화폐 관련 규제를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해 가상자산 활성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비우호적인 인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이후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음 주 발표될 미국의 경제 지표와 금리 결정보다도 당장 미국 대선 결과가 향후 가상자산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라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강동현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두 후보 모두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시장은 보다 적극적인 트럼프 후보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만약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가상자산 시장에 당분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지만, 입장이 다소 불분명한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실망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의 상승 흐름이 꺾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지난달 30일,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8억9321만달러(약 1조2300억원)가 순유입됐다.

그 중에서도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하루 만에 8억7200만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 출시 이후 일일 최대 유입액이다.

블룸버그의 수석 ETF 분석가 에릭 발추나스는 "미국 현물 ETF 상품들의 총 비트코인 보유 수량이 100만개를 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